서울에서 한참 떨어진 경기도의 산포 시에서 출퇴근하는 염 씨 삼 남매의 첫 번째 일상 이야기. "나의 해방일지" <1회> 리뷰를 시작합니다.
막내 염미정
조용한 막내 염미정(김지원 분)은 어디서나 아웃사이더로 모든 인간관계가 불편합니다. 사내 동호회도 들지 않았고 늦게까지 이어지는 회식자리도 불편합니다. 사람들에게서 염미정은 언제나 '주변인'이었고, 일상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지루했습니다. 평상시에는 마을버스를 타고 전철을 타고 매일 서울로 향했고, 출근하지 않는 날은 어머니와 아버지를 도와 밭일을 해야 하는 염미정을 둘러싼 모든 것은 무채색이었습니다.
염미정은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해서 가상의 당신을 상상합니다. 염미정은 "난 지금 사랑하고 누군가의 지지를 받고 편안한 상태로 상상하고 싶다. 난 벌써 당신과 행복한 그 시간을 살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살고 싶다. 당신이 없어서 지치고 힘들었던 것보다 당신을 생각하면서 힘을 냈다는 게 기특하지 않나" 라고 속으로 생각합니다. 이어 염미정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고 평범하게 이렇게 지내다가 말라죽을 것 같아서 당신을 생각해냈다.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만나지지도 않는 당신은 누구인가요" 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염창희
둘째 염창희(이민기 분)는 여자 친구에게 문자로 이별 통보를 받고 격분합니다. 염창희는 '대면 이별'을 원한다며 기어코 중간지점에서 여자 친구를 만났고, "강북에서 너 만나고 1시간 반 걸려서 집에 갔다" 며 그동안 쌓인 감정까지 폭발시킵니다. 염창희는 여자친구가 새벽 1시에 다른 남자에게 보고 싶다고 문자 한 것을 두고 따지며 "보고싶다는 말이 사랑한다는 말 아니냐. 새벽 한 시에 보고 싶다고 톡 주고받는 남녀가 그게 아무 사이가 아닌가 다른 사람한테 물어봐라. 그 남자는 너한테 애인이 있는 거 아냐" 고 분노합니다. 이에 여자 친구는 "요즘 누가 애인이라고 하느냐. 70년대생도 안 쓰는 말인데 진짜 끔찍하게 촌스럽다", "넌 견딜 수 없이 촌스러워! 끔찍하게 촌스러워" 라며 염창희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습니다. 찬물 샤워를 해봐도, 죽어라 밭일을 해도 지워지지 않는 상처였습니다.
첫째 염기정
첫째 염기정(이엘 분)은 오랜만에 나간 소개팅에서 소개팅 상대로 싱글 대디가 나온 것이 불만이었습니다. 친구들과 저녁 자리에서 만난 염기정은 "한 번 다녀온 거 흠으로 생각 안 한다. 오히려 해 봐서 부러울 정도" 라면서 "두 번 다녀온 것도 이해해. 그런데 애 딸린 홀아비는 좀 아니지 않냐"며 격분합니다. 그런데 옆자리에서 싱글대디 조태훈(이기우 분)이 생일을 맞은 딸과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뒤늦게 이를 눈치챈 염기정 일행은 눈치를 봤습니다. 이 자리에는 회식자리에서 일찍 일어난 염미정도 있었는데, 알고 보니 조태훈은 염미정과 안면 있는 회사 동료였습니다. 조태훈은 집에 가려던 염기정에게 "내가 비록 이혼했지만 내 인생에서 제일 잘한 게 결혼이다. 어디 가서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를 만나겠냐" 고 말했습니다.
경기도민의 비애
삼 남매는 먼 거리에 있는 집에 돌아가기 위해 강남역에 모여 함께 택시를 타고, 내릴 때에는 만 원씩 모아 3만 원을 차비로 냅니다. 장거리 통근의 비애였습니다. 염창 흰 아버지 염제호(천호진 분)에게 서울에 살지 못하면 차라도 있어야 한다는 이유를 대며 "전기차 사려고 한다. 도와달라는 거 아니고 허락만 해주시면 된다" 고 애원합니다. 하지만 염제호는 "주제도 안 되는데 차 사서 신용불량자 내가 구제해준 게 언제냐"며 단호하게 말합니다. 염창희는 "나는 차도 없고 경기도민이다. 어떻게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냐. 모든 역사는 차 안에서 이뤄지는데 어디서 키스를 하냐", "아버지에게 거짓이 없고 싶다. 몰래 사서 짱박아 놓고 안 산 척해도 된다. 아버지를 속이고 싶지 않다"며 발끈합니다.
염창희와 염미정은 동네 친구 이자 카페 사장 오두환(한상조 분)을 찾아갔습니다. 오두환은 소개팅에서 차인 사연을 고백합니다. 오두환은 "나도 있는 방에 유기견이라고 했다. 깨끗이 씻고 나갔다 오면 다시 나가서 더럽혀질 녀석이라고 했다"라고 화를 냈습니다. 염창 흰 오두환을 위로하기 위해 여자 친구가 자신에게 촌스럽다고 한 말을 털어놓으면서 "걔가 경기도를 보고 흰자 같다고 했다. 경기도는 서울을 감싸고 있는 흰자라고 했다. 내가 산포 시에 산다고 말했지만 1호선을 타는지 4호선을 타는지 모른다. 경기도 안 살 건대 무슨 상관이라고 한다. 뉴욕은 아니어도 서울에서 태어났어야 했다"라고 한탄했고, 염미정은 "서울에 살면 달랐냐"라고 되묻습니다.
염미정은 회사의 행복지원센터에서 동호회에 가입하라고 계속해서 추천을 받았고, 같은 회사에 다니는 싱글대디 조태훈 역시 딸을 돌봐야 해서 동호회 활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염미정은 을지로에서 회식을 한다는 제안을 거절했고 염미정의 회사 동료는 "어떻게 청춘이 집에 가기 바쁘냐"라고 했습니다.
염기정은 또 친구와 술을 마시면서 "돈이 있으면 심보가 좋아진다. 돈이든 남자든 뭐라도 있으면 심보는 좋아진다. 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심보가 좋을 수 있냐. 머리 하면 기분 나아질까 싶었는데 기분만 잡쳤다. 꼬락서니가 이 모양이라서 더 힘들다. 가서 눕고 싶다"며 전철을 타고 집으로 갑니다.
또 다른 동네 사람 구 씨
염창희와 염미정, 염기정은 두환과 동네 친구인 석훈과 함께 모여 삼겹살을 구워 먹습니다. 염기정은 석훈과 말싸움을 했고, 염창희와 염기정은 경기도 시골에서 삶을 한탄했습니다. 염기정은 "난 조선시대가 맞았다. 오늘부터 이 사람이 네 짝이라고 하면 네 열렬히 사랑하겠다고 하고 잘 살았을 것 같다. 사람을 고르고 선택하는 이 시대가 버겁다" 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무나 사랑할 거다", "똥도 고르다 못 고른다고 아무나 사랑 대도 된다" 고 외쳤고, 언니의 말을 듣던 염미정의 눈에 동네 사람 구 씨(손석구 분)가 들어옵니다. 구 씨는 평상시 말이 없었고, 염제호의 일을 돕고 염씨네 가족과 함께 밥만 먹는 사이였습니다.
염미정은 은행으로부터 대출금을 상환하라는 독촉 연락을 받습니다. 염미정은 1500만 원가량 되는 돈을 매당 150만 원씩 갚아야 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그러나 돈을 빌려간 사람은 감감무소식이었고, 식구들에게 독촉장을 숨겨야 했던 염미정은 옆집 사는 남자 구 씨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염미정은 불쑥 구 씨를 찾아가 "집에서 받으면 안 되는 우편물이 있다. 우편물 좀 받아줄 수 있겠느냐" 고 부탁합니다. 이름도 모르고, 말 한 번 제대로 나눠본 적 없지만. 매일 같이 밥을 먹어야 했던 '불편한 남자' 구 씨였습니다.
구 씨는 염미정의 부탁을 들어줄까요? 전작 '기상청 사람들' 과는 달리 조용한 드라마입니다. 대사가 많았던 드라마를 보다가 같은 시간에 조용한 드라마를 보려니 적응의 기간이 좀 필요할 듯도 싶습니다. 로코에서만 보던 김지원 배우님의 또 다른 연기 변신이 새로웠고, 장거리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의 슬픔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상으로 견딜 수 없이 촌스런 삼 남매의 사랑스러운 행복 소생기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1회> 리뷰를 마칩니다.
* 이 리뷰는 드라마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한 글로,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사진을 방송된 화면을 캡처하여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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