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묵혀두었던 속마음을 말하면서 나희도와 엄마는 서로를 이해합니다. "스물다섯스물하나" <11회> 리뷰를 시작합니다.
즐거웠던 수학여행
나무의자를 만드는 어른 나희도(김소현 분)는 딸 민채(최명빈 분)에게 이 의자가 자신에게 아주 소중한 의미 있는 의자라고 이야기하면서 화면은 1999년 바닷가, 그들만의 수학여행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바닷가에서 나희도(김태리 분)는 "아빠는 손재주가 좋았어. 뭐든 잘 고치고 잘 만들었어. 어느 날은 의자를 세 개 만들어 온거야. 엄마 아빠 나 우리 세 식구를 위한 의자. 의자 셋이 모여 앉으면 언제나 즐거웠어, 그런데 아빠가 돌아가셨지. 그리고 엄마는 점점 더 바빠졌어" 라며 백이진(남주혁 분)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이어 "어느새 의자에는 나만 앉아있었지. 그렇게 혼자에 익숙해져 갔어. 혼자사는 법을 조기교육 받았달까. 금방 익숙해지더라고. 사실 이런 게 더 낯설긴 해. 친구들이랑 바닷가 오는 거. 솔직히 엄청 재밌어. 이런 걸 모르고 자랐다니 억울할 정도, 주위에 펜 싱하는사람들뿐이었는데. 다른 세상에 놀러 온느낌"이라고 말하며 "나 아빠 돌아가신 거 너한테도 얘기 안 했나?"라고 묻습니다. 백이진은 "금메달 따고 아버지 얘기 한 번 하긴 했는데 그래서 짐작만 했어" 라고 답했고, 곧 조개껍질 쌓기를 실패한 나희도의 이마에 세게 딱밤을 놓습니다. 나희도는 "나 조금이라도 다치면 그렇게 호들갑을 떨면서 병원을 가자느니. 진짜 때렸어? 이게 네가 말한 사랑이야?" 라며 삐졌고, 백이진은 복수하라고 기회를 줍니다. 이어 엄마와 외삼촌, 동생 백이현과 작별인사를 하는 백이진의 이마는 빨갛게 부어있었습니다.
바닷가를 떠나기 전 백이진은 공중전화 부스에 동전을 두었고, 문지웅에게 "누군가 나처럼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었으면 좋겠어서"라고 말했고, 문지웅(최현욱 분)은 그 동전을 몰래 챙깁니다. 이후 비밀 아지트에 그들만의 수학여행 사진을 붙어있고, 나희도는 자신의 독사진을 제외한 모든 사진에 인화를 원한다고 이름을 써넣었습니다. (이후 백 이진이 나희도의 독사진에 자신의 이름을 써넣습니다.)
소중한 순간
나희도는 백이진의 초대를 받아 백이진이 과거에 가족과 함께 다니던 고급 레스토랑에 갑니다. 나희도는 낯선 분위기에 백이진의 소매를 잡아끌며 조심스럽게 따라갔고, 백 이진은 자리에 앉아 "비싼 곳 맞고, 밥 사줄 만큼 고마운 사람이고, A코스로 먹어" 라고 말했고, 나희도는 "코스? 찔끔찔끔 계속 나오는 거? 뭔 일인데? 왜 나 밥 사 주는데?" 라며 궁금해했고, 백 이진은 "나 정식 기자 됐어. 스포츠 기자"라고 답합니다. 이에 나희도는 "지금까진 뭐였는데?"라고 묻습니다. 백 이진은 "말하자면 복잡하고, 월급 올라갔다고 생각하면 돼"라고 설명했고, 나희도는 "축하해!" 하고 소리를 지릅니다.
이어 백이진은 "나 펜싱 담당이니까 잘 나가는 선수한테 잘 보이는 거야. 그리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너 없이는 불가능했어. 그러니까 많이 먹어"라고 힘들어할 때 자신을 일으켜 세워준 나희도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가족과 자주 오던 레스토랑이라는 백이진의 말에 나희도는 "기억이 많다는 건 좋은 거야. 난 이제 아빠 목소리가 잘 기억이 안 나거든. 희미하게 생각나긴 하는데 그게 상상인지 정말인지 모르겠어"라고 말했고 백이진은 "그렇게 말하니깐 이 순간도 되게 소중한 것 같다"라고 말합니다. 이에 나희도는 "언젠간 추억이 될 거니까. 정신 차리고 똑바로 기억하자. 백이진. 나희도. A코스 맛있다"라고 말했고, 백이진은"왼쪽 팔에 멍, 비뜰어진 '나희도', 보라색 곱창, 내 명함은 안중에도 없고"라고 말했고 나희도는 백이진의 명함을 이마에 붙입니다. 이후 나희도는 특별히 추억을 하나 더 만들어준다며 문방구를 데리고 가서 뽑기를 하며 운을 시험합니다. 딱 핀과 필통을 뽑은 백이진과 나희도는 신났고, 다음 날 방송국에 필통을 가져간 백 이진은 기자들에게 박수를 받습니다.
나무 의자
집에 돌아간 나희도는 "마당에 의자. 곰팡이 슬고 많이 낡았던데. 어디에 맡겨서 고쳐야 할 거 같아" 라며 엄마 신재경(서재희 분)에게 넌지시 말합니다. 신재경은 "애초에 튼튼하게 만들었어야지"라고 말한 뒤 나희도가 "그래서 버리겠다는 거야?"라고 묻자 "목공소에 맡기면 칠 정도는 다시 해주겠지. 내일모레 나 퇴근하고 같이 가보든지. 밥 챙겨 먹어" 라며 다시 나갑니다. 나희도는 달력에 아빠 기일을 적어 넣습니다.
훈련이 끝나고 난 뒤 고유림(김지연 분)은 나희도와 함께 버스정류장으로 향합니다. 나희도는 "갑자기 궁금하네. 너 이렇게 다정한 애였으면서 처음에 나한테 왜 그랬냐"라고 물었고 고유림은 "처음에? 네가 두려워서. 나 너 누군지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이 학교 전학 오기 훨씬 전부터"라고 전합니다. 이어 "어떻게 잊어. 처음 나간 소년체전에서 8대 0으로 나 이긴 애를. 넌 나 기억 못 하지? 그럴 줄 알았다. 난 분해서 3일 동안 밥이 안 넘어갔는데. 그 경기 이후로 난 네 생각만 했어. 너 이길 생각, 되도록 8대 0으로 이길 생각" 이라며 오래전 인연을 이야기합니다. 이어 "나는 네가 못하는 게 화가 났어. 통쾌할 줄 알았는데 그러지가 않더라. 나 너 때문에 이 악물고 여기까지 왔는데 너는 뭐 하고 있는 건지. 그러다가 네가 갑자기 전학을 온 거야. 내 팬이라면서, 근데 이상했어. 난 너한테 지던 고유림이 아니라 금메달리스트 고유림인데도 이상하게 두려웠어"라고 말했습니다. 나희도는 "어릴 때 기억이 꽤 오래갔나 보다. 이젠 안 두렵지? 많이 친해졌잖아"라고 반문했고, 고유림은 "아니, 난 여전히 네가 두려워, 나희도"라고 말합니다. 나희도는 '내가 두렵다고 말했다. 기분이 이상하다. 나는 유림이가 두렵지 않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나희도는 아빠가 직접 만든 의자를 고치러 가기 위해 엄마 신재경을 기다렸지만 신재경은 보도국 회식 후 속보에 바로 들어가 약속 시간에 오지 않았습니다. 백 이진은 보도국 회식 중이었던 신재경을 만나 숙취해소제를 건넸고, 신재경은 "내 꿈? 내가 진행하는 뉴스가 재밌는 거, 그게 내 꿈이지. 내 경쟁상대는 내 뉴스를 보지 않는 사람들이 하고 있는 모든 것. 그 모든 것들보다 내 뉴스가 보고 싶었으면 좋겠어. 하던 걸 멈추고, 티브이를 틀었으면 좋겠어" 라며 뉴스에 대한 자부심과 욕심을 드러냅니다. 백이진은 술을 마시고도 속보를 전하면서 프로의 모습을 변신하는 신재경을 보고 감탄합니다.
나희도는 폭우 속에 혼자 의자를 옮기던 중 의자를 떨어뜨립니다. 부서진 의자를 보며 속상해하던 나희도는 이제야 나타나 "미련하게 저걸 혼자서 해?" 라며 말하는 엄마를 향해 "나는 저 의자에 미련이 너무 많아. 엄마와는 달리. 술 마실 시간 있으면 왔어야지. 뉴스, 그게 대체 나랑 무슨 상관인데!"라고 말했고, 신재경은 "난 네 엄마이기도 하지만 뉴스를 전하는 앵커야. 네가 슬퍼도 아파도 시합에 나가듯이 나도 그런 사람이라고. 이해 안 돼? 난 네가 크면 이해할 줄 알았어. 그래세 네가 빨리 크길 바랬어. 그런데 아직도 너는 실망할 생각만 있어"라고 말합니다.
이에 나희도는 결국 아빠의 장례식장에 오지 않은 얘기를 꺼내며 "어떡하지? 나는 아직 열세 살에 멈춰있어. 엄마. 속보 때문에 아빠 장례식에도 안 오던 엄마가 이해가 안 돼서. 그게 도무지 용서가 안 돼서. 엄마 말이 맞아. 난 이해할 생각 자체가 없어. 열세 살은 이런 거 이해 못 해"라고 말한 후"그때는 몰랐어. 아빠 장례식장에 엄마가 안 왔다는 게 무슨 의민지. 그런데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더 정확히 알수록 상처받았어.. 그래서 내 상처는 최신판이 제일 아파. 알아? 엄마는 맨날 아빠 얘기 나오면 피하고, 없었던 사람인 것처럼 잊으려고만 하잖아"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신재경은 "너는 아빠 생각하면 그리워만 하지. 난 아니야. 8할이 원망이야. 너 키우면서 그랬어. 그래, 이제 너한테 이해 안 바랄게 근데 잊으려고 피하려고 하는 노력 비난하지 말아 줘, 그게 내가 버티는 방식이니까" 라며 쏟아내고는 매정하게 자리를 떴습니다. (1993년 신재경은 남편의 장례식 대신 카레 얼르 선택했고 눈물을 흘리며 속보를 준비했습니다.)
퇴근하던 백이진은 혼이 나간 채 뭔가를 찾고 있는 나희도를 목격했고, 뒤돌아본 나희도가 눈물을 흘리자 충격을 받습니다. 백이진은 "엄마가 아빠가 만든 의자 버렸어" 라며 오열하는 나희도를 따스하게 안아 위로하고는 "울지 마. 같이 찾아보자" 라고 달래면서 신재경이 나희도와 약속을 지키지 못한 날에 대해 설명하면서 "속보 뜬 날, 선배 보면서 방송국 들어와 처음으로 본받고 싶었어. 근데 선배의 프로정신 뒤엔 늘 네 상처가 따라오는 거잖아" 라며 복잡해합니다. 나희도는 백이 진에게 "나한텐 상처였지만 널 꿈꾸게 했구나 우리 엄마는. 그거대로 좋은데?" 라며 오히려 웃어 보입니다. 백 이진은 "의자 말이야. 아빠가 만든 대로 네가 똑같이 만들어보면 어때?" 라고 권유했고, 나희도는 돼지저금통을 목수에게 가져다주며 "수강료입니다. 저 의자 만드는 법 배우고 싶습니다. 만들고 싶은 의자가 있어요" 라고 말했습니다.
밀림의 왕자
양찬 미(김혜은 분) 코치는 갑자스러운 전지훈련 일정을 발표합니다. 고유림은 문지웅의 '밀림의 왕자' 밴드 공연에 가기로 약속을 했지만 전지훈련 때문에 가지 못하게 되었고, 대신 꽃다발을 준비해 문지웅을 찾아갑니다. 고유림은 "잘 봤어. 너밖에 안 보이더라" 라며 공연 전에 마음을 알립니다. 문지웅은 "와줘서 고마워, 눈물 날 것 같아" 라며 아쉬운 마음과 함께 전지훈련을 응원합니다. 이후 문지웅은 공중전화를 통해 백이진에게 전화해 일어설 용기가 필요하다며 고유림에게 고백할 생각이라고 알립니다. 백이진은 알아서 잘해보라고 시니컬하게 답합니다.
그러나 백이진은 다큐멘터리 보충촬영을 핑계로 전지훈련 중인 나희도와 고유림을 전지훈련장에서 데리고 나와 밴드부 공연장으로 향합니다. 돌발 상황으로 인해 밴드부 앵콜곡 무대에 오른 백이진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자유롭고 여유로운 표정으로 기타를 연주했고, 나희도는 백이진을 감탄하듯 바라보며 '오래된 테이프 속에 갇혀있던 그 아이가 지금 내 눈앞에 있다' 라고 생각합니다. 문지웅은 원래 계획했던 대로 앙코르 공연을 마치고 "저는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었고, 관심받고 싶었다. 그게 제일 중요했었다" 라며 "근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생겼다. 저는 딱 한 사람에게만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다면 바랄 게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고유림 좋아해"라고 입모양으로 고백했고, 고유림은 고개를 끄덕여 마음을 받아주었습니다.
선물로 받은 오늘
나희도는 무대에서 내려온 백이진에게 "3학년 6반 백이진, 난 3학년 3반 나희 도야. 우리 같이 놀자" 라며 방송반으로 향했고, 방송실에 있던 지승완(이주명 분)을 보고 놀랍니다. 지승완은 음악을 너무 사랑해서 문지웅의 공연을 보러 가지 않았다고 이야기합니다. 나희도는 고된 선수촌 시절 위안을 안긴 테이프 속 방송 본을 실제로 읽어달라고 요쳥했고 백 이진은 나희도의 부탁에 어쩔 수 없이 대본을 읽었습니다. 이어 "최선은 다해봅시다.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은 이미 우리의 편이기를" 이라는 위로가 담긴 백이진의 목소리가 교내로 울려 퍼집니다.
밖에서 불꽃놀이가 시작됐고, 나희도와 백이진, 지승완은 옥상으로 갔고, 그곳에 고유림과 문지웅이 옵니다. 나희도는 "나 그렇게 눈치 없지 않아. 지웅이가 유림이 좋아하는 건 당연히 알았지. 고유림 너도 진심이었어? 나희도에서 문지웅 말이 돼?"라고 따졌고, 고유림은 "정석 미남은 아닌데 약간 내 스타일이야" 라며 문지웅을 언급해 나희 도로부터 "언제부터 그런 거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백이진은 "그만하고 불꽃놀이나 봐. 인생은 길고 불꽃놀이는 짧으니까"라고 말했고, 문지웅은 "온 세상이 우리의 시작을 축복해주는 거 같다"라고 말합니다. 나희도는 친구들과 나란히 서서 "기분 너무 좋아! 고마워. 오늘 같은 오늘을 선물해줘서"라고 백이진에게 고마워합니다. 백이진이 환한 웃음으로 화답하면서 아름다운 청춘의 추억을 하나 더 만듭니다.
사랑해 엄마
나희도는 아빠의 의자를 다시 만들기 위해 목공소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엄마가 아빠의 부서진 의자를 고치기 위해 목공소에 맡겨놨다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 후 깜짝 놀랍니다. 집으로 돌아간 나희도에게 신재경은 "네가 달력에 표시해놓고 잊었어? 아빠 산소"라고 말했고, 엄마와 함께 아빠 산소를 찾은 나희도는 자신의 금메달을 꺼냅니다. 이어 엄마가 "희도야, 너 정말 아직 열세 살이야? 너 다 크면 얘기하고 싶었어. 나 사실 네 아빠가 너무 보고 싶어. 너무 그리워" 라면서 오열하자 부둥켜안은 채로 눈물을 뚝뚝 흘립니다.
이어 어른이 된 나희도는 엄마와 함께 수면 내시경을 끝내고 정신이 몽롱한 채 손을 맞잡고 "엄마 괜찮아? 어디 가지 마. 가지 말고, 내 옆에 있어"라고 말했고 신재경은 "괜찮아. 그럴게. 우리 딸 우리 희도, 너무 혼자 뒀어, 엄마가"라고 대답합니다. 나희도는 "엄마 오래오래 살아. 내 옆에서", "사랑해 엄마"라고 말하면서 11회는 엔딩을 맞습니다.
단짠단짠이 골고루 묻어나는 이야기들입니다. 즐겁게 웃다가도 눈물이 흐르는 드라마. 즐거웠던 수학여행은 끝이 났지만 이들의 우정은 계속되었고, 엄마와의 갈등도 풀리면서 깊은 감동을 자아냅니다.
이상으로 응답하라 1998 두 남녀의 청춘 이야기"스물다섯스물하나" <11회> 리뷰를 마칩니다.
* 이 리뷰는 드라마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한 글로,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사진은 방송된 화면을 캡처하여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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