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결말이라는 느낌이 드는 드라마였습니다. "인간실격" <15화, 16화> 리뷰를 시작합니다.
환상
강재(류준열 분)는 부정(전도연 분)과 재회에 "다시 만났네요. 서울에서." 라며 키스합니다. 또 강재는 부정을 포옹하며 "보고 싶었어요. 이 부정 씨."라고 고백합니다. (드디어 속마음을 표현한 강재입니다.) 부정은 강재에게 "그 때 호박마차 이야기했잖아요.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내 눈앞에 있다고 생각한 게 다 환상이었구나. 살다 보면 현실이라는 말이 가장 나쁜 순가이 될 때가 있다."며 "그 때까지 삶은 아무것도 아니었고, 노력도 진심도 다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요. 이 정도면 남보다 낫다고 괜찮다고 생각했던 모든 게 다 환상이었구나 싶은 그런 순간이요."라고 말합니다. 이어 "너무 괴로워서 하루라도 빨리 이 악몽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어떻게 해도 깨지지가 않았다. 이전으로 돌아가지지가 않았다. 그때 알게 됐다. 이전이 꿈이었고 지금이 현실이라는 걸, 환상이 없는 현실은 삶이라기보다 죽음에 가까워요" 라며 담담히 이야기를 이어나갑니다.
부정과 아란, 진섭
그와 함께 부정이 아란(박지영 분)을 폭행하는 진섭(오광록 분)을 말리다가 진섭에게 폭행당한 과거사라 드러났습니다. 아란은 부정의 도움을 받고도 부정이 진섭에게 목이 졸리는 상황에서도 그대로 두고 집안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심지어 진섭에게 폭행당한 다른 가사도우미(정우의 부인)를 도왔다는 이유로 부정의 출판사를 찾아가 "너 뭐하는 애야? 네가 그 아기엄마에게 고소하라고 시켰니?"라고 악쓰며 부정을 때리고 유산시킨 것입니다.(이제야 왜 그랬는지 이유가 나왔네요. 부정이 왜 진섭까지 미워했는지도요.)
정수와 경은의 정리
같은 시각 부정의 남편 정수(박병은 분)는 남편이 죽은 뒤 잠을 자지 못했다며 "재워달라" 고 말한는 전 연인 경은(김효진 분)과 함께 모텔에 갑니다. (이 떼 우남과 순규가 두 사람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경은은 정수에게 "사랑해 정수야" 라며 "옛날에 왜 그 말을 못 했나 후회 많이 했어. 농담처럼 이라도 해볼걸. 남편 죽기 전날 물어봤거든. 나 어릴 때부터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하고 만나도 되겠냐고. 울더라고. 안 된다는 거겠지?"라고 말합니다. 정수는 잠이 부족한 경은을 재워주기만 합니다.
경은은 정수에게 "사람들이 우리 보면 뭐라고 할까? 변태들이라고 그러려나?" 라며 "나 눈물 날 거 같은데.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어. 그런데 오늘 처음이자 마지막일 거 같아."라고 말합니다. 또 경은은 정수에게 "난 너 제일 좋아했어, 정수야. 지금도 그렇고 넌 할 말 없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 아닐지도 모르지만"이라고 고백했고, 정수는 "난 아직 통장 비밀번호가 그대로야. 네 생일. 대학 때부터 한 번도 안 바꿨어."라고 고백합니다. 이에 경은이 "귀찮아서 안 바꾼 건 아니지?"라고 묻자 정수는 "반반" 이라고 답합니다. 뒤이어 정수는 "가자" 라며 경은을 데리고 나옵니다.
부정의 아버지(feat. 현실)
한편. 부정의 아버지 창숙(박인환 분)은 치매 증세로 휴대폰 대신 리모컨을 들고 비 맞으며 거리를 헤대다가 사돈, 즉 정수의 엄마 민자(신신애 분)의 집으로 전화를 겁니다. 민자는 겨우 연락이 닿은 아들 정수를 창숙에게 보냈고, 정수는 복권 판매점에 있던 창숙을 데리고 나옵니다. 그러나 창숙은 길에서 쓰러졌고, 병원으로 실려갑니다. 그때, 강재와 함께 있던 부정은 정수의 연락을 받고 잠시 우산을 사기 위해 자리를 비운 강재에게 '급한 일이 있어 먼저 가요' 라는 문자를 남기고 병원으로 갑니다. 강재는 이 문자를 받고 상심하며 밤새 연락을 기다립니다.
병원에서 만난 부정과 정수. 정수는 부정에게서 술 냄새를 맡았고, 속상한 민자는 부정에게 "네 아버지도 다 아신다." 라며 부정이 퇴사한 것에 대해 말합니다. 의식을 찾은 창숙은 부정에게 "냉동실에 통장이랑 돈 조금 있다. 비밀번호는 네 생일이다." 라며 과거 자신이 죽으려고 했을 때, 딸 부정 때문에 살았다고 이야기합니다. 부정은 환상에서 깨어나 현실을 보게 됩니다. 병원에 입원한 아버지, 아란으로부터 도착한 사진(강재와의 만남이 찍힌 사진)도 마음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짐을 챙기러 와서도 강재가 있을 '끝집'으로 신경이 쓰입니다.
그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고 "아버지가 없는 세상에서 하루를 살아본 적이 없는 내가, 어떻게 남은 날을 살아가야 좋을지 알 수 없지만. 나는 이제야 아버지가 제게 세상에 태어나 무엇이 되는 것보다 무엇을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내내 눈으로, 몸으로, 삶으로 얘기해 왔었다는 걸 아주 조금씩 천천히 깨달아가고 있어요." 라며 부정의 내래이션이 들립니다.
강재 VS 종훈
한편, 강재는 정우(나현우 분)의 유품 상자에서 휴대폰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종훈(류지훈 분)을 찾아갑니다. 이에 종훈은 마치 모든 것을 안다는 듯 "너 나한테 암만 이래봤자 그 여자랑 벌써 끝났어." 라며 그가 빌미로 갖고 있던 사진들을 비롯한 모든 사실들이 부정의 귀에 들어갔을 거라고 말합니다. 이어 부정도 자기 주변이 망가지는 일은 절대 안 하는 '유부녀'라는 현실을 말해줍니다. 집으로 돌아온 강재는 창숙이 자신의 생일날 케이크 한 조각을 내주던 그릇에 카레를 담아 들고 그의 집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벨을 눌러도 대답은 없고, 마침 찾아온 관리인에게 창숙의 죽음을 듣고서야 부정이 연락이 없던 이유를 알게 됩니다.
희생은 YES.
장례를 마치고 돌아온 부정과 정수에게도 끝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정수는 부정이 잠든 사이 '끝집' 강재로부터 도착한 메시지를 보고 복잡한 생각에 잠깁니다. 그런 정수에게 부정은 "내가 비밀 하나 말해 줄까?" 라며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적 있다는 사실을 밝힙니다. 그리고 과거에 왜 경은과 다시 만났다는 자신에게 이야기를 했는지 물었습니다. 대답 대신 미안하다는 정수에게 "지나간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라....나도 좋아하는 사람 생긴 것 같아.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라고 털어놓습니다. (이미 정수는 눈치를 채고 있었죠.) 이어 부정은 "아무한테도 말할 사람이 없어서. 친구도 없고 아무도 없잖아. 그때는 왜 그런 이야기를 나한테 하나 바보같이 그랬는데 지금은 당신이 왜 그랬는지 알 것 같아. 너무 말하고 싶었던 거잖아. 좋아하면 말해야 하니까 좋아한다고."라고 말합니다.
정수는 "어떻게 하고 싶은데?"라고 물었고, 부정은 "그냥 지금은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어."라고 고백합니다. 정수는 "그 사람한테 이야기했어?"라고 묻자 부정은 "당신도 말 안 했잖아. 그래서 나한테 말한 거잖아. 그 사람한테 말할 수 없으니까. 말하면 망가지니까. 둘이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되니까."라고 담담하게 말합니다. 상처 받은 정수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채 "나 당신 사랑해. 당신한테는 다 줄 수 있어. 내 눈도 심장도 줄 수 있어."라고 고백했지만 부정은 "나도 그래. 우린 서로 희생할 수 있지만 좋아할 수는 없는 거야, 이제."라고 말했고, 정수는 그런 부정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화장실에서 홀로 눈물을 흘립니다. (전 정수가 너무 짠합니다. 본인도 애써 참고 있는데, 부정이 팩트를 말함으로써 가슴을 후 펴 파는 듯합니다.)
민정 & 딱이
민정(손나은 분)은 딱이(유수빈 분)에게 전화로 "엄마 아빠 양쪽 다 공사다망해서 할머니랑 살았다. 연습생 돼 합숙소에서 살았고. 9년 전에 진짜 거의 데뷔할 뻔한 적이 있다. 그때 정신없는 사이에 둘이 이혼하고 따로 재혼하고 따로 이민 갔다. 아빠가 남동생만 데리고."라고 가족사를 털어놓습니다. 또 민정이 "웹드라마 오디션에 뭐 입고 갈지 봐줄래요? 뭐가 제일 예쁜지?"라고 묻자 딱이는 설레어합니다. (민정은 원래 강재를 좋아했지만 딱이의 순수하고 자상한 마음에 끌리는 것 같습니다.)
다시 일상으로.... 그리고 재회
시간이 흘러 여름이 되었고, 부정과 강재는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부정은 다시 번역 일을 시작했고 안정을 찾아갑니다. 강재 역시 민정 따기와 함께 그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민정은 딱이에게 "월급 받으면 같이 써도 돼요?"라고 말해 둘의 관계가 긍정적으로 변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란 역시 아란의 삶을 살면서 종훈과의 관계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달라진 삶들은 아니었습니다. ) 어느 날 부정은 우연히 본 천문대 천체 관람 포스터에 두 사람은 함께 봤던 밤하늘을 떠올렸고, 강재는 별자리 축제 홍보 문자를 받습니다. 운명이 이끌 듯 부정과 강재는 같은 공간 같은 시간 속에 다시 마주합니다. 아련한 눈 맞춤 속에 미소를 띠며 인간실격의 엔딩을 맞이합니다.
결국 결말은 열려있었습니다. 환상에서 벗어나 현실로 돌아온 부정은 강재의 번호까지 지웠지만 결국엔 다시 만나게 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인간실격'은 결국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길을 잃은 여자와 결국 아무것도 못 될 것 같은 자기 자신이 두려워진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길을 찾았고, 자기 자신의 삶을 살게 된 것입니다.
강재와 부정이 각자의 아버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내래이션이 독특했고, 이 이야기가 끊어지지 않도록 드라마를 봐야만 전체적인 흐름을 알 수 있었던 조금은 어려운 드라마였습니다. 더 나이가 들고, 시간이 흐르고 다시 본다면 또 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전도연, 류준열 주연의 "인간실격" <15화, 16화> 최종화 리뷰를 마칩니다.
* 이 리뷰는 드라마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한 글 입니다.
* 사진은 방송된 화면을 캡처하여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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